면허를 취득한 때는 2007년이었습니다.
2006년 제대를 하고 일주일 정도 쉬었다가 운좋게 바로 취업을 할 수 있어서… 금방 회사를 다니게 되었죠.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상금(10만원. 지금은 별것 아닌 금액이지만 당시엔 바에서 데킬라 한병과 과일안주를 먹으면서 바텐더들에게 칵테일 한잔씩 돌릴 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을 걸고
올해의 목표를 정하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직원들 모두 원하는 바를 적어서 제출 했죠.
솔로탈출, 자격증 취득, 이사, 금연, 금주 등등…
저는 면허취득을 적어 냈습니다.
운전학원에 주말반으로 등록하여 열심히 운전을 배웠습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 한낮에… 뽀얗고… 굉장한 소음을 내며… 에어컨 마저 고장난 트럭을 타고…
당시 인기라디오였던 컬투쇼와 올드스쿨을 들으며… 10~20Km/h로 코스를 도는 기분이란… 지옥이 따로 없었죠…
너무도 더워 차창을 내리고 왼팔을 창에 걸친채 턱을 괴고 한껏 지루한 표정을 지으며 운전하는 저에게 감독관님이 소리치던게 아직도 생각 납니다.
"핸들 두손으로 잡으세요오오오오오옷!"
당시 면허시험은 너무나도 쉬워서…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는 그런 국가자격증 이었습니다.(그마저도 떨어지는분들은 있었지만요…)
저 역시 교육 이수 시간과 도로주행 이수시간을 채우고… 필기시험은 교재 사고 공부하고 할 필요 없었습니다. 그냥 누구나 알고있는 상식만으로도 합격 할 수 있었습니다.
약 100만원(학원 등록비, 필기시험 인지대, 실기시험 인지대)을 들여 구입 취득한 1종 보통 면허증을 사용하게 되는때는 한참 뒤였습니다.
2013년. 즐기던 취미인 민물낚시. 일반적인 동호회에서 활동을 하다… 연령차이가 많이 나는 회원님들… 당연히 어린 저는 각종 뒷바라지를 하느라 정기출조에 나가도 양껏 낚시를 하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뜰채맨… 이형님 저누님 불려 다니며 술시중… 염증을 느꼈죠.
그래서 2~30대만 가입할 수 있는 동호회를 하나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는 더이상 활동을 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회원님들이 함께 낚시를 즐기는… 젊고 유쾌한 동호회…
Fisherman's Club 이 탄생하게 되었죠.
이전까진 근처 또는 경로가 맞는 동호회 형님 누님 차를 얻어타고 다녔는데… 동호회 회장이 되니 챙길것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이벤트 상품이라던가… 아무 장비 없이 가입해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줄 여분의 장비까지…
이때부터 렌트를 해서 다니기 시작 했습니다. 2018년… 작년까지 렌트카를 타고 다녔네요.(그 렌트비 다 모았으면 벤츠 C클래스 정도는 샀을지도…)
처음 몰아본 차가 바로…
경차계의 에쿠스(연비) 라고 하는 #레이 입니다.
한동안 레이를 탔어요. 일 렌트로… 그땐 몰랐죠… 그렇게 일 렌트로 탄 레이의 렌트비용이… 아반떼를 살수 있는 금액을 훌쩍 넘어갈 거라곤…
차고가 높고 운전석이 넓어서 운전하기가 아주 편합니다.
톨비 반값 주차비 반값… 다만… 2열을 접어 낚시장비를 가득 싣고 다닌 탓에… 연비가… 하핳
낚시를 갈 때도, 데이트를 할 때도, 백화점을 갈 때도, 프리미엄 아울렛을 갈 때도…
레이를 렌트해서 다녔습니다.
하지만 저도 남자인지라…
아무리 렌트카 라도… 사랑하는 그녀에게 경차 말고 준중형이라도 좀 태워주고 싶은 마음이 없을 순 없죠…
그래서… 렌트 비용이 조금 더 비싸지만… 당시 디젤모델 출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던…
#아반떼AD 로 주력 차종을 변경 합니다. 사실 저는 SUV를 선호 합니다만… SUV는 렌트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비용이 많이 비싸거든요…
일렌트 비용이 레이와 1만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배기량과 스포츠모드에서 쭉쭉 뻗는 RPM이…
이래서 큰차 타다가 경차 못탄다고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아반떼로 주력 차종을 바꾼 후로는 낚시는 거의 다니지 않은것 같아요. 주로 데이트 할 때 사용 했죠.
그땐 몰랐습니다. 레이와 아반떼 렌트비 합계가 싼타페를 살 수 있는 돈이 될 거라곤…
어느날엔가 카쉐어링 업체 #쏘카 에서이벤트로 미니5도어를 레이 가격에 렌트를 해 주는겁니다.
#미니쿠퍼S 제가 처음으로 몰아본 외제차 입니다.
아무래도 하급 트림의 미니쿠퍼인데다가, 쉐어링 카 라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인지… 기대가 너무 컷던것인지…
낮은 시야… 비좁은 실내…(인테리어는 굉장히 예쁘더군요.) 간이의자에 앉아 노면을 달리는듯한 개똥같은 승차감…
실제로 도로면의 굴곡과 요철이 엉덩이로 고스란히 전해 졌습니다.
실망만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년도인지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만…
쏘카를 많이 이용한 덕인지, 후기를 꼬박꼬박 작성한 덕인지… #쏘스타 등급이 되고나니 쏘스타 전용 쿠폰이 발급되기 시작 합니다.
이때 쿠폰 적용 차종에… 제가 너무나도 타고 싶었던 그 소형SUV…
#QM3 의 쿠폰이 들어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쿠폰을 이용해도 상당히 비싼 가격 이었지만… SUV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QM3를 탔을때 그 만족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사이드미러가 작은것 말고는 흠 잡을데가 없었어요.
(물론 좋은 차 타시는 분이거나 차량 리뷰 하는 분들께서 보시기엔 안좋은 점도 많았겠죠… 그냥 제 기준 입니다.)
가격대가 비싸서 2번밖에 타보질 못했습니다. 이때부터 QM앓이를 시작 했었는데… 그 앓이를 싹 날려준 차량이 바로…
#올뉴투싼 입니다.
저의 인생카 라고 할 수 있겠네요. 레이도 아반떼도 모두 대여 나가고 자주 애용하는 쏘카존에 남아있는 차라곤 스파크(2열 안접혀서 짐을 싣지 못해서 탈락)와 투싼 뿐이었습니다.
쿠폰도 없어서 가격이 어마무시 했지만… 한번쯤 꼭 타보고 싶었던 차라서 눈 꼭 감고 대여 했어요.
투싼은 여러모로 저와 잘 맞았습니다. 현대차 특유의 편안한 시트, 높은 시야, 적당한 사이즈의 실내와 말끔한 디자인.
무엇보다 렌트 비용이 비싸서 이용자가 많지 않아서인지… 차량 자체가 상당히 깨끗하고 상태가 좋았습니다.
디스크가 있어서 장시간 운전을 못하는데… 현대차 시트가 저와 잘 맞는것인지… 이상하게 현대차는 장시간 운전해도 그렇게 힘들진 않더군요^^
사랑하는 반쪽님의 소울메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절친한 친구분의 아버님께서 별세 하셔서 급하게 장례식장을 찾아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와도 면식이 있는 사이라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하고 정장을 차려 입고 쏘카 앱을 켰는데…
자주 이용하는 쏘카존은 전멸… 집에서 조금 먼 거리(걸어서 20분)의 쏘카존에 한대의 차량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차량의 대여료는 투싼보다도 더 무시무시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대여하게 됩니다.
바로…
순백색의 #그렌저IG LPG 모델 입니다.
정말 놀랐어요. 이래서 세단 세단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승차감이… 어후… 쏘카라고 믿기지 않는 고급트림의 옵션들까지…
몇시간 탔을 뿐인데…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투싼이 희미해져 있었어요. 사람이 참 간사해요 ㅋㅋㅋㅋ
어쨌든 이때까지의 렌트 비용이… 3천만원이 넘어가고 있었다는걸 알게 된 것은 한참 뒤 였습니다.
저의 마지막 렌트카는…
2018년 6월부터 가장 최근인 2018년 12월 까지… 회사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 하던 중…
반쪽님(같은회사 다닙니다.)이 프로젝트 현장까지의 교통편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회사에 건의해서 월렌트로 받은 차량입니다.
#YF소나타 LPG 모델 이예요.
6개월을 동고동락 한 녀석 입니다. #광조렌트카 에서 렌트했어요.
6개월은 일렌트도 장기렌트도 아닌 애매한 렌트기간입니다. 그래서 월렌트로 계약을 하게 되었는데…
월렌트 차량은 중고 차량이 나옵니다. 관리도 엉망진창이었어요.
많은 차종을 몰아봤고, 운전을 오래 했지만, 전부 렌트카였어서 차량에 돈 쓴 일이 대여료와 기름값 말곤 없었는데…
6개월을 타야하는 차의 상태가 엉망진창이라… 돈 깨나 쓰게 만든 녀석 입니다.
수령 하자마자 스팀세차 하고 와이퍼 갈고 방향제 놓고…
감속시에 기어도 빠지고(3단에서 2단 내려갈때 덜컹! 합니다. 동승한 사람들 다들 깜짝 놀랍니다 ㅋㅋㅋ)
뒷유리에 유막도 잔뜩 껴서 뒤가 보이지 않는 차량이었지만…(나름 장점이라면 뒷차의 상향등 테러에도 눈이 부시지 않다는거…?)
6개월간 함께 고생하며 애써준 고마운 차량이었죠.
이녀석에게 들어간 세차비 경정비비용에 렌트비와 가스값을 기존 렌트비용에 합하면…(물론 렌트비는 회사에서 내 줬지만…)
더도말고 덜도말고 벤츠 C클래스가 나옵니다 ㅠㅠ
그렇게 오랫동안 렌트카로 반쪽님을 태우고 다닌것을 반쪽님의 아버님 어머님… 즉 예비 장인 장모님께서 알고 계셨던 모양 입니다.
반쪽님이 하루 제 면허증과 인감도장을 빌려 가더니… 차키 하나를 들고 왔어요.
아버님께서 오랫동안 잘 관리하며 타셨던 차량…
반쪽님과 데이트 할 때 렌트할 차량이 없거나 렌트비가 없을때 종종 함께 타고다녔던 차량…
연식이 오래되어 '할배'라고 별명지었던 많은 추억이 담긴 그 차량…
#투싼 의 차키 였어요.(이미지는 제 차가 아니지만^^ 할배는 큰 흠집 없이 아직 건재한 은빛의 투싼입니다.)
06년식 VGT MX고급형… 중고 가격도 얼마 안하고 오래된 차량이지만… 그 안에 담긴 기억은 너무도 소중한 것이 많은…
저와 반쪽님에겐 특별한 차량이거든요…
갓 6만Km를 넘긴 주행거리도 얼마 안되는 차량에, 아버님께서 애지중지 관리 해 오셨고, 그와중에 6만중 3만은 제가 몰고다닌거라…
반갑고 감사한 마음 어찌 표현 할 수 있었을까요…
아버님께서 보내온 카톡…
"새벽마다 우리딸 태우러 오고 밤마다 태워다 주느라 고생이 많아요. 앞으로도 우리딸 많이 아껴 주세요."
(아버님께서 낯 부끄러운 이야기 하실때면 존대를 하십니다^^)
감동에 눈물이 핑 도는데도 입꼬리가 귀에 걸린걸 보니 울면서도 웃을 수 있는가 봅니다.
앞서 언급 했지만… 다시한번 말씀 드립니다.
To. 할배
할배야… 오래오래 10년… 20년… 함께 하자…
그동안 주로 지하주차장에 있느라 찌뿌둥 했던 몸 풀고… 달리자. 신나게 달리자. 50만Km… 60만Km… 너의 염통이 터질때까지 함께 달려보자^^
관리 열심히 하고 차계부도 열심히 쓸게.
네가 올드카가 되어 엔틱한 멋스러움을 뽐낼 때까지 같이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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